아리랑

애절양

아리1 2017. 2. 25. 05:20

애절양 (哀絶陽)

 

정약용(丁若鏞)

 

 

애절양은 조선 후기 세금을 거두는 제도인 삼정(三政) 가운데 군정의 문란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시이다. 죽은 시아버지에게서까지 군포를 거두는 백골징포(白骨徵布), 간난 아이도 장정으로 취급해서 군포를 징수하는 황구첨정(黃口簽丁)의 실상이 생생하게 나타나 있다. <열번째-3> 보성-장흥-해남-완도 편. 정약용의 남도 유배길 관련.

 

 

蘆田少婦哭聲長,

노전소부곡성장    갈대밭의 어린 아낙네 울음소리 길도다.

哭向懸門號穹蒼.

곡향현문호궁창    울음은 관아의 문을 향하는데 높고 푸른 하늘에 호소하도다.

 

夫征不復尙可有,

부정불복상가유    남편은 정벌 나가 돌아오지 않는 것은 오히려 있을 수 있으나,

自古未聞男絶陽.

자고미문만절양    자고로 남자가 생식기를 자르는 것은 듣지 못했다.

 

舅喪已鎬兒未澡,

구상이호아미조    시아버지 상당해 이미 상복을 입었고 아이는 피도 안 말랐는데,

三代名簽在軍保.

삼대명첨재군보    삼대 이름이 군보에 있다.

 

薄言往愬虎守閽,

박언왕소호수혼    할 줄 모르는 말로 가서 하소연하나 호랑이 같은 문지기 문을 지키고,

里正咆哮牛去皁.

이정포호우거조    이정이 부르짖으니 소는 마굿간을 떠났다.

   

磨刀入房血滿席,

마도입방혈만석    칼을 갈아 방에 들어가니 피가 자리에 가득하고,

自恨生兒遭窘厄.

자한생아조군액    스스로 아이를 낳아서 재난을 만났다고 한탄하더라.

   

蠶室淫刑豈有辜,

잠실음형기유고    잠실에서의 음형이 어찌 허물이 있으며,

(안에 )去勢良亦慽.

민건거세양역척    민건 지방에서의 거세하는 것은 진실로 역시 슬픈 일이다.

 

生生之理天所予,

생생지리천소여    낳고 낳는 이치는 하늘이 준 봐요,

乾道成男坤道女.

건도성남곤도여    하늘의 도에 남자가 이루어지고 땅의 도에 여자가 이루어진다.

 

騸馬豶豕猶云悲,

선마분시유운비    거세한 말 거세한 돼지도 오히려 슬프다고 말하거늘,

況乃生民思繼序.

황내생민사계서    하물며 이에 백성이 후사 이을 것을 생각함에 있어서랴.

 

豪家終歲奏管弦,

호가종세주관현    부유한 집에서는 일년 내내 악기를 연주하면서도,

粒米寸帛無所捐.

입미촌백무소연    한 톨의 쌀 한 치의 비단도 덜어 주는 법이 없으니.

 

均吾赤子何厚薄,

균오적자하후박    공평해야할 우리 백성 누구는 후하고 누구는 박한가,

客窓重誦鳲鳩篇.

객창중송시구편    객창에서 거듭 시구편을 읊는다.

 

*절양(絶陽); 생식기를 자름

궁창(穹蒼); 높고 푸른 하늘

명첨(名簽); 이름

군액(窘厄); 재난

잠실음형(蠶室淫刑); 궁형은 남자의 생식기를 자르는 형벌인데 이 궁형에 처해진 사람의 생식기를 자르는 방이 잠실이다. 바람이 통하지 않는 밀실에 계속 불을 지피는 것이 누에치는 방과 비슷한 데서 이른 말

민건((안에 )); 고대 중국의 민나라의 지방(복건성)

선마(騸馬); 거세한 말

분시(豶豕); 거세한 돼지

시구(鳲鳩); 시경의 편명

 

*參考

, 嘉慶癸亥秋, 余在康津作也. , 盧田民, 有兒生三日, 入於軍保, 里正奪牛. 民拔刀自割其陽莖曰, 我以此物之故, 受此困厄. 其妻持其莖, 詣官門, 血猶淋淋, 且哭且訴. 閽者拒之. 余聞而作此詩.

, 가경계해추, 여재강진작야. , 노전민, 유아생삼일, 입어군보,

이정탈우. 민발도자할기양경왈, 아이차물지고, 수차곤액. 기처지기경,

예문관, 혈유림림, 차곡차소. 혼자거지. 여문이작차시.

 

이 시는 가경 계해년 가을에, 내가 강진에서 지은 것이다. 이 당시에 갈대밭을 일구고 사는 백성 중에, 아이가 있었는데 낳은 지 삼일에, 군보에 들어가서, 이정이 소를 빼앗았다. 백성이 칼을 빼내서 스스로 생식기를 자르면서 말하기를, 내가 이 물건 때문으로, 이 곤액을 당한다. 그 처가 그 줄기를 가지고 관아문에 나아가니, 피는 오히려 흥건한데, 또 한 번 울고 또 한 번 하소연하나, 문지기가 그를 거절했다. 내가 듣고서 이 시를 짓는다.

 

*정약용(1762 - 1836); 정조, 순조 때의 실학자. 신유옥사에 연좌되어 18년 동안을 유배지에서 보냈다. 시류학을 집대성하여 많은 저작을 남겼는데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와 여러 경전의 주석이 대표적인 노작이다. ()실적인 시풍으로 유명하다.

 

 

*나온 곳; 대학 교재.

 

 

 

-정약용의 이 시만 알았어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왜 생기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 쉽게 600여 년 앞 최영 장군의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 1원도 뇌물입니다. 머리로 가슴으로 느끼고 알뜰살뜰히 잘 간직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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